'아시아 금융 허브' 홍콩이 어쩌다가…"직원 줄줄이 해고"

입력 2024-03-25 13:31   수정 2024-03-25 13:40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아시아 금융 허브로 불렸던 홍콩 자본시장이 쇠락하면서 투자은행(IB)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투자금이 시장을 빠져나가면서 정리해고가 연달아 이뤄졌다. 지난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하면서부터다. 중국 당국의 개입 강도도 높아지며 홍콩 자본시장 침체는 더 길어질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 자본시장의 기업공개(IPO) 규모는 460억홍콩달러(7조 8894억원)를 기록했다. 1년 전 대비 56% 감소했다. 닷컴 버블이 꺼진 2001년 이후 최소치다. IPO를 성사시킨 기업 수는 전년 대비 80% 감소한 67개에 그쳤다. 10억 홍콩달러 이상 조달한 기업은 13개에 불과했다.



홍콩의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털(VC) 등 대체 투자도 크게 위축됐다. 금융정보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의 대체투자 조달액은 2021년(533억달러) 대비 81% 줄어든 102억달러에 그쳤다. 1년 전과 비교해도 66%가량 감소했다.

홍콩 투자시장이 냉각되면서 고용시장도 한파가 들이닥쳤다. 골드만삭스, JP모간, 시티그룹 등 글로벌 금융기업들은 연달아 홍콩 지사의 인력을 감축하기 시작했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가 주관하는 금융 자격증 취득자 수는 2021년 말 이후 작년 말까지 2년간 600여명 감소한 4만 4722명을 기록했다.

금융업에 의존하던 홍콩 경제도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2022년 말 기준으로 홍콩 국내총생산(GDP)에서 금융업의 비중은 23%에 달했다. 고용은 7.5%를 차지했다. 지난해부터 인력 감원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올해 그 충격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홍콩의 올해 실질 GDP 증가율 전망치는 1.8%로 작년(3.2%) 대비 1.4%포인트 감소할 전망이다.

홍콩 투자업계가 흔들리는 배경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있다.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갈등이 2022년부터 무역 갈등으로 심화한 뒤 글로벌 투자금이 홍콩 시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여기에 중국 당국이 홍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탈 행렬은 더 커지기 시작했다.

고위급 임원 전문 인사 컨설팅 업체인 웰슬리의 찰렌 웽 전무는 "홍콩 투자업계의 심리가 전반적으로 암울한 상태다"라며 "업계 관계자 대부분은 올해가 바닥이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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